[전문] 이민근 안산시장, 세월호참사 9주기 추도사

"16일, 페이스북 통해 밝혀"

송준형 기자

locallife@locallife.news | 2023-04-17 01:19:08

사진출처=이민근 페이스북.

 

세월호 참사 유가족 여러분,
힘든 기억을 뒤로하고 오늘을 살아가고 계신 생존자 여러분,
그리고 추모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신 안산시민과 국민여러분.

9년 전 오늘, 가슴 아픈 참사로 희생된 삼백네 분의 넋을 기리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다시 반복되어선 안 되는 그날의 참사가 발생한 지 어언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아직도 우리는 치유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리를 밝히는 활기 띤 얼굴들.
베란다 넘어 들려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따사로운 햇볕 아래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
우리는 아직 모든 장면이 평화로웠던 그때의 안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혹자는 ‘이제는 그만할 때 되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합니다.
또 누구는 아픔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아픔은 타인이 그만할 시기를 알려줄 수 없습니다.
저마다 회복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모든 상처는 반드시 아물고 새살이 돋습니다.

안산시는 모든 시민이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거쳐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리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치면 언제든 기댈 수 있도록
든든한 어깨도 내어드리겠습니다.

슬픔을 이겨내고 더 나은 미래, 더 안전한 안산을 만드는 일에 함께 중지를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를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을 삼백네분의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선생님.
그리고 권재근, 권혁근 부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10주기를 맞이하는 내년에는 조금 더 화합되고 치유된 안산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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