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봉 칼럼 > 모택동과 참새
임윤수 기자
natimes@naver.com | 2018-03-04 22:35:06
사진제공/ 픽사베이
중국의 쓰촨성은 서북단으로부터 남쪽을 감아 돌아가는 양쯔강과 북단을 지나가는 황하강이 있어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입니다. 1958년 모택동이 이 지역을 시찰하던 중 곡식 낱알을 쪼아 먹고 있는 참새들을 보고 한마디 했습니다. “저 새는 해로운 새다. 식량이 부족한데 귀중한 곡식을 쪼아 먹으니..” 공산독재의 서슬이 퍼럴 때 이 한마디는 충성된 자들의 맹목적 열정으로 중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참새섬멸 총지휘부와 산하 행동단위가 조직 되었고 얼치기 지식인들과 행동대원들은 요즈음 사회운동단체와 유사한 비국가 단체를 결성하여 엉터리 논리를 경쟁적으로 발표 했습니다. "참새 한 마리가 1년에 곡식 2.4Kg을 먹어 치운다. 참새만 박멸하면 70만 명이 먹을 수 있는 곡식이 확보 된다.”는 그럴듯한 논리를 대대적으로 전파하며 참새박멸을 독려 해 나갔습니다.
그 당시 10억의 인구가 방방곡곡에서 소탕작전을 벌였는데 심지어는 꽹과리뿐만 아니라 냄비나 세숫대야까지 두들겨가며 새들을 쫓아다녀 새들이 지쳐 떨어지기까지 잡아냈습니다. 참새박멸운동은 대성공을 이루어 1년 동안에 무려 2억 천만 마리나 소탕하는, 그래서 중국내에서 참새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멸종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대성과를 이루기까지 누구 하나 “이건 아니다.”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학자가 없었습니다.
식량증산에 기대를 품고 시작한 농사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참새가 사라진 들판에는 메뚜기와 각종 해충들이 득시글거렸고 이로부터 시작된 흉년으로 3년 동안에 3000만 명~4000만 명이 굶어 죽는 끔찍한 대 사건이 발생 했습니다. 우수개 소리로 머리 나쁜 놈이 힘까지 있으면 주변이 고생이라는데 여기에 얄팍한 이익을 위해 결성된 자들의 맹종과 함께 나타난 결과는 철옹성 같았던 모택동의 권위가 무너져 내리는 결과를 나타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도 그 후유증은 계속되어 국제적인 문제를 야기하기까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참새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농토는 과도한 농약과 살충제로 채워지게 되었고 국부를 신장 하기위해 엄청나게 신설된 공장과 광산개발 과정에서 사용하고 난 산업용수를 정화 과정 없이 그대로 농업용수로 사용함으로서 심각한 농지의 중금속오염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중금속 오염은 그 제거를 위해 엄청난 자금과 세월이 필요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당국에서 이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다는 소식은 없는 상태입니다. 2016년도 국제 조사단의 자료에 의하면 중국 전체 농지 중 19.4%, 산림10%, 광산 33.4%, 산업단지 36.3%가 오염 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중국 쌀의 30%가 카드뮴으로 오염되어 있다는 국제기구의 발표가 나올 정도이니 그 심각성은 날로 가중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우리를 염려스럽게 하는 것은 서해바다와 연접하고 있는 중국 동쪽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 되어 있고 이곳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공해물질들이 이 오염지역을 통과하여 흐르는 7개의 강을 통해서 서해 상부의 발해만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양학자들 사이에서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염된 바다가 발해만 이라고 합니다.(제1위는 이스라엘의 사해)
중국의 400여 지역의 Cancer Villages가 거의 중국동부 지역 발해만을 끼고 남쪽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일편이 되기도 합니다.
중국은 전 세계 양식어업(해조류 포함)의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물어류 양식이 대단히 활발한데, 공업용수와 농업용수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민물어류 양식은 그 오염실태가 어떠한지 또한 짐작 해볼 수 있습니다.
한사람이 일생동안 먹는 양식은 대략 50톤이라고 합니다. 저희집안의 경우에는 250톤의 양식이 필요한데 그 중에 중국산 식품이 얼마나 될지 생각만으로도 끔직한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도는 점차 줄어들어 30%이하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방치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심각한 일입니다.
이제는 이 심각성을 범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부각시켜야만 합니다. 그래서 양질의 식량 자급도를 높이므로 저질의 수입식량을 줄여 나가는 국가차원의 추진과 함께 국민 개개인이 먹 거리와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해 나간다면 만성질환의 예방과 함께 국가의 가장 중요한 국부인 건강한 인적자원을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의 후세들이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진 대한민국을 이루어 나아가는 도약의 기틀을 우리 세대에서 식량자원 개혁을 근간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오늘은 3.1절입니다. 지금의 현상에서 역전의 기회를 모색 하기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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