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택배기사, 대형마트·백화점 직원, 운전직 종사자 등은 늘 명절 극한 직업으로 꼽히곤 한다. 이들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기 위한 척추 관절 질환 예방법과 상황별 스트레칭법에 대해 알아보자.
택배기사에게 명절은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명절이 다가오면 전국에서 택배 물량이 몰리기 때문이다. 택배업계에서는 올해 추석 택배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택배 물량은 업체 마다 다르지만 하루 최대 150만 박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택배 업체들은 벌써부터 비상근무 체제 돌입을 고민하고 있다.
10년 째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A씨(38세)는 “명절은 1년 중 물류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시기다. 한 사람이 하루에 300개~400개의 물량을 소화하기도 한다”며 “이는 평소 택배 물량의 4배 가량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택배기사가 장시간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지속적으로 움직이면 척추와 주변 연부조직에 부담을 준다. 이 과정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을 편 채 허리만 구부려 물건을 들거나 팔 힘으로만 들어 올리면 급성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발병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순간적으로 척추에 강한 힘이 실리면 디스크가 압박을 받아 외벽인 섬유륜이 손상을 입고, 균열된 섬유륜 사이로 내부의 수핵이 밖으로 흘러나와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무릎을 굽혀 반쯤 앉은 상태에서 물건을 몸 쪽으로 끌어당겨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몸에 바짝 붙인 다음 들어 올려야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영익 병원장은 “무거운 짐을 반복적으로 옮기게 되면 급성 허리 염좌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 질환이 발생 하기 쉽다”며 “무거운 짐을 반복적으로 옮길 때에는 짐을 들기 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물건을 들 때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경우에도 명절은 대표적인 성수기다. 그만큼 판매직원들이 일해야 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판매직원들이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서서 근무하면 척추와 관절에 많은 무리를 줄 수 있다. 장시간 서 있으면 척추 주위의 근육과 뼈가 긴장하게 되어 근육이 수축한다. 특히 등을 굽히고 턱을 앞으로 빼거나 군인 같은 차렷 자세는 허리와 목에 좋지 않다. 이런 자세가 계속 되면 근육이 굳어져 척추 주위의 연부조직이 척추를 보호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요추염좌, 후관절증후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해야 한다면 바른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 한 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상태에서 허리를 바로 세우고 가슴을 편 채로 턱을 당기면 된다. 만약 받침대가 있다면 벽돌 한 장 높이의 받침대에 두 다리를 주기적으로 번갈아 얹으면 상반신 근육이 긴장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50분에 1번씩 스트레칭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통해 경직되어 있는 자세를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운전직 종사자의 경우에도 명절은 자신의 척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8년 째 버스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B씨(42세)는 명절 때마다 목과 어깨,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다.
그는 “직업 특성도 있지만 명절에는 도로에 차가 많아 오랜 시간 운전할 수 밖에 없다.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으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앉은 자세에서는 척추에 실리는 무게가 크게 늘어난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척추뼈와 디스크 등이 압박 받고 이는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된다. 운전을 할 때 몸을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내밀어 등이나 엉덩이가 등받이에서 떨어지면 요통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엉덩이를 깊숙이 들이밀어 앉아야 한다. 무릎은 60도 정도 굽히는 것이 척추 질환을 예방하는데 좋다.
손시권 기자 ssk3728@naver.com
[ⓒ 로컬라이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