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산청동의보감촌, 침 조형물
자연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기 전에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몸이 자연에 적응하고 순응하기 위해서는 밖에서 들어오는 외부의 각종 병원균을 방어해야 하고 안으로는 오장육부의 기능저하나 기능정지로 오는 내부의 병을 이기기 위한 힘, 즉 면역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사람은 온열동물이다.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저체온증이나 고열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다. 우리 체온은 적정온도가 평균 36.5도이다. 체온이 높으면 어떻게 되는가? 또 체온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인체의 모든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어 면역력이 떨어져 병을 얻게 되고 적정체온을 유지하지 않으면 결국은 죽는다.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정상체온을 유지하며 제대로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배설하는 일이다. 그래서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먹을 것을 공급한다. 자연이 공급하는 먹거리 중에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가 우리의 몸을 건강하고 무병하게 하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신농본초경에서 식물(약물)에는 4기와 5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즉, 자연에 있는 모든 약용이든 식용이든 식물들은 4기와 5미를 가지고 있으며 각기 작용이 같지 않아서 조화가 이루어지게 해야만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4기는 네 가지 성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열온량(寒熱溫凉)을 가리킨다. 이는 식물뿐만 아니라 우리 몸도 똑같이 네 가지 성질이 있다. 차갑고, 뜨겁고, 따뜻하고, 서늘하고 하는 4가지의 성질은 사람과 자연이 똑같은 성질이 있기에 꼭 기억해 두어야 할 성질인 것이다. 왜냐하면 몸이 따뜻한 사람도 차가운 음식을 계속 먹으면 탈이 나는데 몸이 차가운 사람이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좋겠는가? 몸의 어딘가에 고장이 날 것이고 그로 인하여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어 건강을 해 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거리도 우리 몸에 맞게 조화가 이루어지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식탁에 오르는 것들에는 우리의 주식인 쌀을 비롯하여 배추(김치), 무, 파, 콩, 고추 등등 음식이 있다. 이들 재료도 4가지의 성질이 있고 각기 고유의 효능이 있다. 원재료를 가공하여 먹는 것이 효능을 극대화시키는데 좋기에 우리는 여러 향신료를 넣어 익히거나 발효시켜서 먹는다. 배추는 잎을 먹고, 무은 뿌리를 먹는다. 콩은 열매를 먹고 파는 줄기를 먹는다. 이렇듯 모든 식물에는 먹는 부위가 있는 것이다. 식물들의 식용부위와 효능은 인터넷만 뒤지면 얼마든지 알 수 있으니 구체적인 설명보다는 각 종류의 식물들을 어떻게 조합을 이루어 먹는 것이 몸에 좋은지를 살펴보고 다른 이점들을 알아서 유용하게 활용을 해 봄도 좋을 것이다.
김치의 한 종류로 우리가 잘 먹는 오이소박이가 있다. 오이는 찬 성질을 가진 열매식물이다. 소로 쓰이는 부추는 열성식물이다. 따라서 찬 성질과 열 성질을 함께 함으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차갑지 않게, 뜨겁지 않게 조화시켜 영양도 살리고 맛도 살리는 절묘한 음식이 되므로 소위 궁합이 맞다고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결명자는 우리가 눈에 좋다고 보리차 마시듯이 늘상 곁에 두고 많이 음용하고 있다. 결명자는 우리 몸에 들어가서 간으로 귀경을 하는데 간의 건강은 눈을 보면서 판단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이 튼튼하면 눈에도 좋은 작용을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결명자는 간열을 내려주고 눈에도 좋지만 차가운 성질을 가진 씨앗이다. 따라서 오래 복용을 하면 몸이 차가워지게 되므로 간이나 눈에 좋다고 먹은 것이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감소해 득보다는 실이 생기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결명자를 차로 마시지만 장복을 하지 말고 3~4개월 음용을 한 뒤 2달 정도 쉬었다가 다시 음용을 하는 방법으로 균형을 맞추면 우리 몸에 면역력저하나 부작용의 발생을 억제하면서 소기의 목적도 이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식물들은 여러 가지의 효능을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날 것으로 먹어야하고, 말려서 먹어야 하고 익혀서 먹어야 하는 여러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식물들은 날 것은 어혈을 제거하며, 말린 것은 보혈작용을 하고 익힌 것은 통혈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
자연에 널려있는 식물들이 약용이 아닌 것이 없듯이 식탁에 오르는 식물들이 몸에 좋고 약이 아닌 것이 없다. 그 식물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고 그 에너지로 호흡을 하고 근육을 만들며 뼈를 튼튼히 하고 피를 만들어 몸을 움직이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나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연의 섭리이자 자연의 법칙이다. 곧 식물이 약이다. 따라서 잘 먹어야하고 올바르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5미에 대해 알아보고 4기와 5미의 관계가 자연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사람에게 얼마나 유익을 주고 잘못 엮어지면 그 해악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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