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프] 송준형 기자 = 서철모 화성시장은 며칠전 아들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며, 으레 아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말하기는 했지만 공개된 글은 처음이라 적잖게 놀랐고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4일, 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은 고3 어느날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육군사관학교에 가겠다고 했다. 소위 스카이라고 불리는 명문대를 갈 수도 있었는데 사관학교에 가기로 한 것은 경제적 독립 때문이었다. 일찌감치 성인이 된 후 지원은 없다고 선언한 덕분에 아들은 독립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았고, 그 독립에서 경제적 여건이 매우 중요함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스무살이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아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준 적 없다.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아들의 결혼식도 도와주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해 가을, 예식장을 알아봐 달라고 했을 때에도 단번에 거절했다. ‘결혼식 준비를 혼자 할 수 없다면 아직 결혼할 때가 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아들은 혼자 준비해 졸업식 다음날 결혼했다고 전했다.
서 시장은 이제와 생각해보면 아들이야 어릴 적부터 내가 그렇게 가르치고 키워왔으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당시 며느리는 좀 섭섭했겠다 싶다. 흔한 결혼 반지도, 옷 한 벌도 안해주었고, 매정한 시아버지는 기어코 신혼집도 스스로 마련하게 했다. 다들 전셋값 정도는 지원 받고 결혼 준비를 시작하던 때였는데, 아들은 내게 보증금 1천만원을 빌려 월세 40만원짜리 신혼집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6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키운 아들이 몇달 후 미국 유학을 떠난다. 아들은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준비하며 존스홉킨스, 조지타운, 컬럼비아, 예일대 등 내로라하는 명문대에 모두 합격했다. 이 중 국제관계학 세계 1위라는 컬럼비아를 가고 싶은듯 했지만 최종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는 예일대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에게 학비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돌아보면 우리가 보냈던 시간 중 헛된 시간은 없다.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시간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고, 그 시간 속에서 특별한 경험도 하게 된다. 나도, 아들도 그렇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존재만으로도 휼륭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우리집 기둥이 됐다. 새끼호랑이에서 범으로 자란 아들의 위로를 마음 편히 받으며 이제는 이쁜 손녀교육에 나설 때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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